뻐꾸기, 너 거기 있었구나
난 부엌에서 머위를 삶고 있는데
기억하니?
유년시절에 네가 내 친구였는데
큰바위 안방삼고 작은바위 부엌이라 건너뛰며 놀때에
넌 어디선가 고운 소리로 우리의 봄날은 아름다웠지
네가 여지껏 지켜온 고향을 나는 외면하며 살아왔구나
찔레꽃 하얗게 피어나고 밤꽃 숨 막히듯 어지러울때도
잘도 지켜 내었지만
고속도로 낸다는데야 어찌 하겠누
높은산 말랭이 올라서 보니
원근으로 겹쳐진 산들이
붉은 하늘 아래서 구불져있구나
내 마을 벗겨지듯 파 제껴지는게
소소한 듯도 하다
뻐꾸기,
너의 이력을 헤아릴터
이 넓은 도로 뻗어 나갈제
그 소리 내 안에 담아
바람따라 구름따라 맘껏 나를수 있게
해 주꾸마
꿈에
맑은물로 바다속 같이 잠기었던 내 동네 여술
높은 산 중턱까지, 조상들 묘도 물에 잠기어
안타까워 발동동구르며
깨어났던 생생한 기억
제 2의 서해안 고속도로로 변신하는
용틀임 이었을까
잠 못드는 밤, 열린 창문너머로 개구리 합창이 위로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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