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뻐꾸기와의 다짐

이난순2022.05.22 19:33조회 수 44댓글 0

    • 글자 크기

 

 

 

 

뻐꾸기, 너 거기 있었구나

 

난 부엌에서 머위를 삶고 있는데

 

기억하니?

 유년시절에 네가 내 친구였는데

  큰바위 안방삼고 작은바위 부엌이라 건너뛰며 놀때에

  넌  어디선가 고운 소리로 우리의 봄날은 아름다웠지

 

네가 여지껏 지켜온 고향을 나는 외면하며 살아왔구나

찔레꽃 하얗게 피어나고 밤꽃 숨 막히듯 어지러울때도

 잘도 지켜 내었지만 

고속도로 낸다는데야 어찌 하겠누

 

높은산 말랭이 올라서 보니

원근으로 겹쳐진 산들이

붉은 하늘 아래서 구불져있구나

 

내 마을 벗겨지듯 파 제껴지는게

소소한  듯도 하다

 

뻐꾸기,

너의 이력을  헤아릴터

이 넓은 도로 뻗어 나갈제

그 소리 내 안에 담아

바람따라 구름따라 맘껏 나를수 있게 

해 주꾸마

 

꿈에

맑은물로 바다속 같이 잠기었던 내 동네 여술

높은 산 중턱까지, 조상들 묘도  물에 잠기어

안타까워 발동동구르며

깨어났던  생생한  기억

 

제 2의 서해안 고속도로로 변신하는

 용틀임 이었을까

 

잠 못드는 밤, 열린 창문너머로 개구리 합창이 위로가 되는구나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0 포도 나무의 꿈 2022.02.02 31
69 봄이 온다고 하는데 2022.02.04 33
68 닮은 꼴 2022.02.06 34
67 만두 잔치 2022.02.07 37
66 눈 녹는 한나절 2022.02.07 35
65 질 경 이 2022.02.09 44
64 석이 버섯 2022.02.09 56
63 겨우살이 2022.02.11 35
62 친정엄마 육개장 2022.02.12 32
61 뒷뜰 대숲엔 2022.02.16 61
60 대보름 달 2022.02.17 39
59 꽃구름 2022.02.18 50
58 대숲 그리고 바람과 나 2022.02.20 58
57 여 행 2022.02.22 28
56 모래 박스 2022.02.23 28
55 발 뒤꿈치 2022.02.24 32
54 코가 깨어나는 새벽 2022.03.02 35
53 책상위에 꽂혀있던 벚꽃 2022.03.03 47
52 밤 비행기 2022.03.04 31
51 마른 멸치 2022.03.05 3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