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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편지 박스 열어보니

이난순2022.04.14 05:22조회 수 3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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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년전의 편지들

누우렇게 색이 바래고 어떤것들은 편지 알맹이인채로

또 어 떤것들은 봉투만 덜렁하니 주소와 이름만 남아있기도   

 

친구들과는 어찌나 수다도 많이 떨었던지 .....

몇통의 편지에 같은 이름으로 받은 긴 내용의 글인데 도무지 기억이 없다

 그 까마득하던 시절 돌이켜 아무리 생각해도 

연모의 정이 잔뜩배어있음에도 , 내가 너무 둔했나보다

고등학교때 영어선생님과의 편지가 너무 반가워 한동안 그리움에 젖는다

대학생이된 나와 함께 영화구경 가자 라고 씌어 있었으니 물론 갔었겠지

본 기억은 남아있지 않고 선생님의 사랑만 남아있네

 

친구와 전원 음악감상실에서 음악들으며 낙서한게 참 재미있다

그 시절의 젊음이 생생히 떠오르며.....

근데 또 다른 글씨체,누구인지 감이 잡히질 않아 애를 태운다

그와의 대화와 연필 스켓치는 너무 재미난데.....

그는 누구였을까?

 

퇴원하면서 보낸 감사편지가 길게 써 있지만 그 환자 또한 기억에없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엎혀서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게되어

병원식구 모두에게 정말로 감사하다는 그분

아직도 살아계실지?

 

환자분으로 여러통의 편지를 주고받은 할아버지 ,그분과는 데이트도 몇번인가 하였고

가까운 친구였었는데 노랗게 바랜 편지만 남아있구나

 

철학적으로 둘의 편지가 독일에서,부산에서 오고갔던 그 친구

지금은 치매로 나의 목소리조차 알아듣지 못함은 나를 슬프게 한다

못 다 읽은 편지들과 여러권의 스프링노트 일기장들은 천천히 읽어보려

박스에 다시 밀어넣고 가벼운 먼지로 쓴 마스크를 벗는다

 

나의 세월이 온전히 거기 있어줌에 그리움도,옛 애인도 나의 일부가 된 듯

내 노년은 외롭지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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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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