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원적산 아래에서

이난순2022.03.30 03:44조회 수 40댓글 0

    • 글자 크기

새벽이 산마루에서 기지개를 켠다 노리끼하게

잘록한 등허리에 먹물 번지듯 서서히

코로나로 격리중인 남편의 긴 엄지손톱이 하늘물 오른데서 달처럼 떠 있다

산 아랫동네엔 교회첨탑들이 철야기도로 아픈이들 위로하며 밤샘을 끝내고

눈을 부빈다

 

귀국한 새벽부터 일주일 격리기간, 또 코로나로 발이 묶이는 일주일

원적산의 포근한 격려가 여인의 볼록한 가슴선에서 흘러내리고있다

산 허리 둘레엔 뽀얀 길을 내주어 매일 쓸고 지나는 사람들, 토방처럼 단단해진 허릿길은 사람들 종아리에 뭉쳐있어 산의 정기 돌아다닌다

허기졌던 가슴에 붉디 붉은 진달래를 피우면서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1 포도 나무의 꿈 2022.02.02 33
70 봄이 온다고 하는데 2022.02.04 33
69 닮은 꼴 2022.02.06 35
68 만두 잔치 2022.02.07 38
67 눈 녹는 한나절 2022.02.07 37
66 질 경 이 2022.02.09 49
65 석이 버섯 2022.02.09 58
64 겨우살이 2022.02.11 36
63 친정엄마 육개장 2022.02.12 37
62 뒷뜰 대숲엔 2022.02.16 64
61 대보름 달 2022.02.17 40
60 꽃구름 2022.02.18 51
59 대숲 그리고 바람과 나 2022.02.20 60
58 여 행 2022.02.22 29
57 모래 박스 2022.02.23 33
56 발 뒤꿈치 2022.02.24 32
55 코가 깨어나는 새벽 2022.03.02 37
54 책상위에 꽂혀있던 벚꽃 2022.03.03 50
53 밤 비행기 2022.03.04 32
52 마른 멸치 2022.03.05 3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