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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친정언니

이난순2022.03.12 02:57조회 수 15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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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본듯 가슴에 부여 안는 언니의 팔엔 힘이 있었다

말 소리엔 눈물이 배어 있고 볼은 따뜻하다

 

미국서 왔다는 동생 소식에 격리된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잠결에 옥상에서 동생네 두고간 부엌살림 박스 내려오다 계단에서 주저앉고 말았다는 언니

언니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게 아닐까

잠결에 우리부부와 차를 마시겠다고 잔을 네개 준비하여 가지런히 놓다가  아차 이건 꿈이구나 하고

새벽 4시의 시계에 깜짝 놀랐단다

 

곁에 있는 90 노인의 형부 걱정에 마음이 아려오고 ,엊그제 같던 새색씨 꽃다웠던 언니 얼굴에서

웃음짓는 주름살이 잔잔한 파도로 애잔하다

 

붉은 국물 김치 떠 먹어보라 애원하는 눈빛은 왜 그리도 엄마와 닮았는지.

깔끔 떨기로 유명한 언니 ,그버릇 여전한지 벗어놓은 점퍼며 모자 마스크가 온데 간데없이

치워져 있다

 

돌아 나올 차비하며 서두르는 동생내외 자고가라 붙잡는 마음

내일 모레 또 올게 거짓부렁 마음 들킬세라 빠져나오며 뒤돌아보니

어머니가 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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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산 아래에서 (by 이난순) 검은 숲으로 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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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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