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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위에 꽂혀있던 벚꽃

이난순2022.03.03 10:32조회 수 4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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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벚나무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

안방 책상위에서 환하게 봄냄새로 식구들  웃게 만들고

이웃집 연못, 깊은물에 사는 쌀붕어들 흰꽃잎 놀이터 방안으로 들인다

 

셋째언니 손으로 꺾여온 벚꽃가지

그 아늑함에 꿈속에선 한무리 나비되어 하늘 날지만

개구쟁이 동생들 머리맡에선 걷어찬  이불 덮어주느라 밤잠 설친다

새벽녘 들려오는 장닭소리에 연분홍 봉오리 깨어나고

아랫목 아버지옆에 누우신 어머니 치마끈 매어 부엌문 열게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악동 책보자기 끌러 방안에 던져놓을제

하얀 벚꽃잎 책상위에서 졸다가 화들짝 놀라 반가운 기색에 풀풀 날아 오른다

꽃잎 오르다 오르다 부엌문앞 물두멍에서 햇빛에 쏘여 그만 물속으로 꽂혀버린다

봄빛, 꽃잎 사로잡아 물속에 가두고 쌀붕어대신 유희에 빠져든다 

 

 

물두멍: 커다랗고 배가 부른 항아리로 물을 길어다 가득 채워놓으면 왼종일 그물로

             식수며 허드렛물로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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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다 털어놓는 바다 (by 이난순) 코가 깨어나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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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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