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발 뒤꿈치

이난순2022.02.24 20:02조회 수 32댓글 0

    • 글자 크기

벗어놓은 양말 뒤집는다

검은 바탕에 하얗게 점점이 박혀있는 비듬들

 

털어대고 떼어내고

어미원숭이 새끼 몸에 붙은 이 떼어내듯

찝어낸다

세월 골라내며 숨 고르기를

 

어머니 자궁밖으로 나올제

머리부터 디밀고 나와야 한다는데

삼신할매 깜빡하는 바람에 발부터 삐죽이 내밀어

 

산파의 바늘끝에 찔린 아기 발 뒤꿈치

깜짝놀라 자궁속 다시 숨어들어

삼신할매 잠깨워 뒤늦게 태어났다는 아기

 

그때부터 발 꿈치의 시련은 시작되었나보다

아이가 되고 어른이 되매

발의 묵묵한 주춧돌은 말이 없었다

 

과묵의 끝에 드디어 언제부턴가 흘리는 고통의 숨소리

한점 한점 떨어져 나오는 하얀 흔적들.

 

죽어야 살아나는것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0 안개비 그후에 2022.01.20 42
89 안 개 비 2022.01.19 52
88 아카시아 처럼 나도 흐드러지다 2022.05.09 44
87 아버지의 흰 고무신 2022.01.14 47
86 아버지의 퉁소6 2023.05.21 61
85 신갈의 사랑 2022.06.03 44
84 식탁위의 하얀꽃 2022.06.20 29
83 시인의 꽃밭 2022.06.16 55
82 숨어 있는 쥐4 2024.02.29 53
81 송이 버섯을 캐면서2 2023.09.01 57
80 송이 버섯 2022.01.08 35
79 손톱 깎기 2024.04.12 18
78 손을 놓친 핫팩 2024.01.03 41
77 섬이 생기다 2024.03.23 33
76 석이 버섯 2022.02.09 56
75 새해 아침에 쓰는 편지 2022.01.04 19
74 새끼 엄마 2024.01.19 33
73 사각의 꿈 2024.06.25 15
72 뿌리는 기억하고 있다 2024.06.13 24
71 뻐꾸기와의 다짐 2022.05.22 4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