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엔
바람이 산다
친구와 다투고
뾰죽이 입 내밀고 있을때
바람은 댓잎시켜
말을 건다
이웃마을 총각의 고백 편지에
큰 언니 얼굴 붉어지면
시샘인지
댓잎 파르르 떠네
열일곱 오라비
어른들 몰래 기타치는 소리
뒷문 창호지 건너 한 톤 낮아지면
뒷뜰 대숲에선
댓잎 음표로 하이톤 되어
춤추는곳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비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
대나무 마디 마디 음반에
모두 새겨 넣으며
대나무숲
한가한 여름날엔
대청마루에 목침 베고 누우신
아버지 베적삼 흔들며
퉁소 가락 들려달라 조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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