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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경 이

이난순2022.02.09 04:19조회 수 4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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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질겅 질겅 밟히면서도

잘도 자란다

 

둥글고 갸름하게 세운잎

절개 곧은 잎맥으로 버텨

한번 밟히면

쫄깃이 단단해지며

 

땅속의 뿌리

조밀하게 뻗는다

 

다독여주면 줄수록 애정,

깊이 스며들듯이

질경이

발자국 소리들으며

키가 자란다

 

덜컹거리는 마차바퀴

천둥소리 같겠지만

질경이

북소리로 들려

힘이 솟는다

 

따스한 봄날

붉은치마 노랑저고리

분홍 명주 때때옷 입은 처자들

바구니들고

길위에 납짝하니 엎딘

질경이 뜯느라 호들갑이면

 

먼데 산기슭 아지랭이

몰래 숨죽여

혼자서 설렌다

 

밥상에 오른 질경이나물

쌉싸한 맛에

깔깔한 입맛 타령하는

시아버지 밥그릇 훤히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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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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