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하리 방죽
고등학교 3학년때
기거하던 청정암
자그마한 암자가 내 집이었다
학교 오가며
지나던 암하리 방죽
짙푸른 빛깔의 방죽엔
커다란 바위가
사시사철 내려다 보고있다
비오는 어느날밤
치마 뒤집어 쓴 채
방죽물로 뛰어든 처녀,
처녀 혼령 살려두려
언제나 검푸른빛 방죽물
바위 그림자,
방죽에 펼쳐
어두운 물 되면
방죽길 걷는이 두려움에 떨어
달아나듯 빠른걸음 되고
햇살 나른한 봄볕엔
방죽뚝에 애기쑥 태어난다
뽀얗게,
처녀의 혼령에서 태어난듯.
고3 수험생을
밤마다 잘 지켜내어
스님의 염원대로
서울 유학 시켜준
암하리 방죽
고향의 피붙이 된듯
오늘도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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