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암하리 방죽

이난순2022.01.12 19:52조회 수 60댓글 0

    • 글자 크기

  암하리 방죽

 

 고등학교 3학년때

기거하던 청정암

자그마한 암자가 내 집이었다

 

학교 오가며

지나던 암하리 방죽

 

짙푸른 빛깔의 방죽엔

커다란 바위가

사시사철 내려다 보고있다

 

비오는 어느날밤

치마 뒤집어 쓴 채

방죽물로 뛰어든 처녀,

 

처녀 혼령 살려두려

언제나 검푸른빛 방죽물

 

바위 그림자, 

방죽에 펼쳐

어두운 물 되면

방죽길 걷는이 두려움에 떨어

달아나듯 빠른걸음 되고

 

햇살 나른한 봄볕엔

방죽뚝에 애기쑥 태어난다

뽀얗게,

처녀의 혼령에서 태어난듯.

 

고3 수험생을

밤마다 잘 지켜내어

스님의 염원대로

서울 유학 시켜준 

암하리 방죽

 

고향의 피붙이 된듯

오늘도 그립구나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0 바람의 울음 2022.08.13 42
29 나 가거든 2022.08.22 59
28 비 온 뒤엔 황톳길을 걷자 2022.09.17 67
27 부르시면 모다 내려놓고 가야 할텐데 2022.09.21 47
26 험하고 뾰족한 산 구름 처럼 넘게나 2022.09.24 52
25 마치 2022.09.30 33
24 창에 빗방울 새겨 둡니다 2022.10.02 45
23 바위에 다 털어놓는 바다 2022.10.07 49
22 한아름 가득 가을 안고 온 친구 2022.10.08 61
21 감자 옹심이를 먹으며 2022.10.16 59
20 내가 무를 먹는다는 것 2024.05.29 21
19 의사 아가씨 2024.05.24 26
18 손을 놓친 핫팩 2024.01.03 45
17 새끼 엄마 2024.01.19 37
16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29
15 섬이 생기다 2024.03.23 38
14 손톱 깎기 2024.04.12 21
13 몰래 숨어든 누렁이 2024.04.16 19
12 목이 잘린 장미 2024.04.18 23
11 빈 집 2024.04.20 2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