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목 화 밭

이난순2022.01.04 15:36조회 수 65댓글 0

    • 글자 크기

목 화 밭

 

십리길

학교에서 돌아오면

배가고파 간식거리 찾느라

여기저기 들쑤시다

바깥으로 내닫는다

 

집뒤 목화밭에

잔뜩달린 목화열매

너무 영근 열매는 피하고

적당히 여린놈 골라잡아

껍질벗겨 입에 넣으면

아, 달고도 촉촉히 맛있는 섬유질.

 

어른들 볼세라

빠른 손놀림으로 여러개 따 먹고

입을 싹 씻는다

 

어느덧

밭엔 하얗게 피어난 목화꽃

어머니는 언니들과 광주리에

하얀 솜꽃을 따 낸다

보글 보글 꽃 떼어 내면

단단한 꽃방들 비어진채로

또 꽃모양이다

 

동심의 나는

어머니를 돕기는 커녕

하얀 목화꽃에

꽃을 토해낸 깍지꽃에

정신이 팔려있고....

 

일손 부족한 어머니는

환한 가을달밤 의지해서도

손가락에 물집 잡히는 줄도 모른채

목화밭에서 구슬땀 흘리며

딸들 데리고 목화대를 뽑는다

 

모아진 목화는 

햇볕샤워를 통해 말려지고

종래에는

솜틀집에서

까만씨를 뱉어내며

포근한 솜으로 변신한다

 

하얀 수건 머리에 쓰고

켜켜이 솜 이어붙여

시집갈 큰딸 혼수이불 만드시는

어머니의 얼굴엔

훈훈한 미소가 가득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1 화살나무4 2023.04.14 38
130 혼자 먹기 아까운 머위탕 2022.05.11 45
129 험하고 뾰족한 산 구름 처럼 넘게나 2022.09.24 53
128 햇볕 저장고 2022.01.04 30
127 할아버지의 눈 언덕 2022.01.25 50
126 할아버지와 손녀 2022.01.10 33
125 할머니의 심중4 2024.03.14 43
124 한아름 가득 가을 안고 온 친구 2022.10.08 63
123 포도 나무의 꿈 2022.02.02 33
122 코가 깨어나는 새벽 2022.03.02 37
121 친정엄마 육개장 2022.02.12 37
120 친구의 노래 2022.01.03 52
119 추억의 편지 박스 열어보니 2022.04.14 37
118 체리크릭 파크에서4 2023.07.30 104
117 천창에 덮인 솜 이불 2022.01.04 26
116 책상위에 꽂혀있던 벚꽃 2022.03.03 50
115 창에 빗방울 새겨 둡니다 2022.10.02 45
114 참새 , 너를 쳐다보다가 2022.05.02 43
113 쫀득한 관계, 찰 옥수수 2023.09.23 34
112 쪽동백 피는 오월 2022.05.11 3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