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햇볕 저장고

이난순2022.01.04 10:30조회 수 26댓글 0

    • 글자 크기

햇볕 저장고

 

산책할때마다 지나는

고등학교 야구장 휀스 옆길.

짙은 초록색 콘크리트 벽돌담엔

햇볕 저장고가 달려있다

 

추운 겨울날 산책할땐

손 녹이려 두손 활짝펼쳐

벽돌저장고에서 손을 녹인다

시려운손 따끈해지면

얼굴 녹일차례.

벽돌구들장에 모여있던 온기,

손을 통해따스함으로 위로가 된다

 

여름날에도

햇볕저장고 에선

발길 잠시 멈추게한다

후끈한 열기 품은 저장고,

손만 갖다 대어보고

씨익 웃으며 지나친다

 

짙은 초록 벽돌 저장고엔

이야기도 가득 채워진다

길가에 떨고있던 아이들

등 기대고 수다떨며

마음 녹여주는 길가 사랑방.

 

간밤에 투닥거렸던 남편과의 싸움에

아릿했던 아픔도

저장고 앞에선 

눈녹듯 사라진다

기대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0 작전에 말려든 음모2 2023.09.14 50
29 쫀득한 관계, 찰 옥수수 2023.09.23 30
28 그녀의 등5 2023.09.23 72
27 길 위에 음표를 그리다4 2023.10.07 66
26 내 동네 여술2 2023.10.24 58
25 내 마을 여술 (수필)2 2023.11.10 53
24 오늘도 맷돌 보수하러 간다6 2023.11.18 86
23 그녀, 가을되다7 2023.11.26 86
22 변신은 달빛 아래서6 2023.12.15 85
21 손을 놓친 핫팩 2024.01.03 41
20 새끼 엄마 2024.01.19 34
19 어머니의 엄마 되어2 2024.02.20 54
18 숨어 있는 쥐4 2024.02.29 53
17 바람 악보2 2024.03.01 43
16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26
15 할머니의 심중4 2024.03.14 42
14 봄 도둑3 2024.03.14 53
13 섬이 생기다 2024.03.23 33
12 매화 길 위에 피다2 2024.04.02 48
11 손톱 깎기 2024.04.12 1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