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설
석촌
지난 한 해 어지럽게 찍어놓은 발자국들
더러 남몰래 뿌린 눈물 자국들
벌레 먹은 푸성귀처럼 내다 버려진 말들
맘이 켕겨 사과하러 갔다가
집 밖에서 서성이다 돌아온 무거운 발자국
신선한 노란 배춧속과 양념장 어울려
아삭아삭 소리로 맘에 점 하나씩 찍은
착한 점심( 點心), 이것 외엔 기억에 남지
않도록 첫눈으로 덮으신 너그러운 하나님
횡雪수雪 쌓인 어지러운 맘이 눈처럼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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