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미학
석촌
감각신경이 서로 손을 맞잡고 담합한 듯
시퍼런 칼날을 세운 파도처럼 달려오면
붉은 꽃을 배달하는
심장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의식의 바다 위로 새 떼처럼 떠 있는
기억의 편린이 아득한 저편으로 사라진다
내일 일을 아무도 모를 거라며
절망의 옷을 걸친 슬픔이
희미한 등잔불이 바람에 깜빡이듯 속삭였다
강력한 진통 군이 평정하는 동안
비몽사몽간 타인 같은 나는 붉은 노을 속으로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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