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의 가을
석촌
거울 속 낯익은 늙은이가
말을 걸어왔다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은
머리카락에 염색하면
십 년은 더 젊어 보일 거라며 부추긴다
나는 손사래 치며 걸어 나와
불여우처럼 홀리는 단풍이
화포를 터트리는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찌그러져가는
불발탄이 된 늙은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설파하신 장자께서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씀하신다
생긴 그대로 즐길지니라
더 망가지기 전에
*無爲自然可以 至樂活身 終其天命
모습그대로 자연스럽게 살면 지극히 즐거움을 얻고 천수를 누린다
<장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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