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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려거든 곱게 가시옵소서

이경화2018.01.21 03:16조회 수 22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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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려거든 곱게 가시옵소서

이경화

 

나이가 드는 것도 서러운데 배는 자꾸 불러온다엉덩이보다   배를 보면서 한숨이 끊이질 않는다뱃살을 떼어다 엉덩이에 붙이면 몸짱이   같다열심히  오던 운동을  하니 섭취하는 음식량은 같은데 열량소비가 되지 않아서일까 아주 심각하다.

  전에 찾아온 망막박리라는 눈병으로 눈에 자극을 주는 모든 일을 자제해 왔다음식조차도 자극이 강한 매운 음식은 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남편은 주의를 그렇다면 방법은  먹는 수밖에 없다  열두  식욕이 없어 고민해  적이 없는 나로서는 소식한다는 것처럼 힘든  없다배고픔은 시도때도없이 찾아온다.  참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나온 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엉겁결에 버려둔 코르셋을 입었지만 변함이 없다.  하나를 입었다 겹으로 껴입고 거울 앞에 서서 조금 줄어든 모습으로 비쳐지기를 바랬지만 조금도 달라짐이 었다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구십 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에도 코르셋에 의지하며 뱃살과 전쟁을 하고 있는데 피트니스에서 만난 몸매 좋은 친구가 똥배 죽이는 데는 부부 씨름판이 제일이라고 귀뜸을 해 주었다 

여보우리 씨름 한판 할까?”

무슨 소리야씨름은 눈에 해로워.”

남편의 대답에 세상이 무너져 내려앉는  알았다.

씨름도  !”

해도 될까?”

  후에 되돌린 남편의 말꼬리를 잡고 따라와를 외쳤다.

그 날 이후부터 날이 갈수록 뱃살 감량보다 더 심각한 고민에 빠져서 살 맛을 잃고 말았다이유는 어김없이 찾아오던 달거리 님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은 모두 나간 님이라는데   님은 지겹게도 달라붙어 괴롭히더니만 하필이면 씨름 경기를 치룬 후부터 모습을 감추어 사람 애간장을 태우게 하는지 모르겠다. 생긴데로 만들어진데로 살지 무슨 주책맞은 행동이냐고 임께서 벌을 내리시려나보다뒤통수를 호되게 얻어 맞은 느낌이다급히 월마트로 달려가 약을 취급하는 곳에서 억지로 여자 약제사와 눈을 마주치려 노력했다.  사들고  자가 진단 임신 여부 테스트를 딸에게 들이대며 대충 넘어가서는 안되는 중대사이니까 1% 오차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명령을 내리고  옳바른 사용법을 자문 받았다내 평생 단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는데 영어로 쓰인 글귀가 더욱 자신이 없었다결과를 기다리며 가족회의가 시작됐다만일 엄마가 임신을 했다면 이라는 주제였다남편은 손주   키워볼까 라며 히죽거리고 딸은 이제 와서 무슨 동생이냐고 발끈한다딸에게 시켜야  성교육을 오십이 넘어 딸에게 자문하고 있으니 정말이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삼   초긴장 상태로 들여다 보니 걱정  사인이 나왔다.  순식간에 쌓였던 고민이 말끔히 사라지고나온  갑자기 예쁘게 보였다푼수 떨지말고 생긴데로 살라고 누군가가 속삭이는 듯하다.

드디어 내 님도 떠나시려나 보다나보기가 역겨워  곁을 떠나시려나보다.

 

가시려거든 곱게 가시옵소서곱게 보내드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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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낙엽아, 흔들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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