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윤곽 연선 - 강화식
거리를 두고 떠난 자리를
부지런히 채우는 가을 소리가
귓가로 스쳐 들어온다
마음은 이미 멜로에 젖어
짙어가는 감성으로 번지자
순수를 타기 위해
직관적 삶을 추락시킨다
단풍잎 하나 눈에 넣고
노란 잎 하나 귀에 걸면
단층이 아닌 병렬적인 지층으로
춤을 추는 어휘들
초록을 보낸 자리에
울긋불긋은 싱숭생숭을 바람에 얹고
차곡차곡 쌓아뒀던 단풍잎을 헤쳐서
미래의 가을 소리도 찾는다
도시의 뼈대가 훤히 드러난 겨울을 상상하며
공간을 넓혀준 대가를 기억으로 더듬어
마음의 지도를 닫고 또 한 해를 보낸
아젠다의 무게감을 벗으려고
나를 엮어 활자를 만들고 있다
24년 (108호) 미주문학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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