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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길 열리다

이난순2024.08.27 06:29조회 수 13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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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 하얗게 지새웠다

혼자만의 무게인 듯

 

 

새벽이 달려오며 내는 소리

철로의 이음새 덜컹거리며, 벽에 걸린 자켓이 흔들린다

 

 

소리 끝으로 창문 열어보니 뿌연 도로 위로 자전거 몇 대

흘러서 사라지고 내 입안은 바짝 말라 있다

물 한 모금 마시려 부엌 문지방 들어 서다 간밤에 꺼내 놓은

연탄재와 맞닥뜨린다

 

 

겨울철이면 앞마당에 던져 져 마당 돋울 일이지만

장마철 누기 지우려 연소된 그것

뽀송하니 분 칠한 듯 하다

 

 

불면의 무게 갑자기 사라지고

토방 끝에 노란 서광 꽃 한 줄기 구멍으로 뛰어든다

 

 

피식, 나도 모르는 웃음이 깔깔한 입에서 튀어나온다

어두운 무게 삭이며 다 내어주다 보니 색 바랜 흰 통로에

서늘한 바람 길도 생기네

 

 

 

 

 

 

 

 

*큰길 도로 가에 누군가 하얀 연탄재 구멍에 꽃 한 송이 꽂아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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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타 중 언니의 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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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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