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를 짓는다 연선 – 강화식
문장이 나를 흔든다
깨끗한 단어를 훔치려고 반추의 시계를 작동시키지만
억울함이 쓰나미 밀려오 듯 세포 속으로 퍼진다
호흡과 호흡 사이를 자르기도 하고
마음을 닦는 흐름을 포기하고 사는 야무진 얼굴
치고 빠진 흔적들이 눈 앞에서 저녁 노을처럼 다시 번진다
얇게 뿌린 비료로 열매를 한아름 채우는 잔 재주
부러움을 느낀 시간도 얼마 전
고지식이 자신을 갉아 먹는 줄도 모른 채
작은 디테일을 놓친 눈치를 몇 년이 흐른 후에 깨달았다
추억의 순간을 잡아놓고 고개 드는 서운함에
동력을 멈추니 손끝에서 새겨지는 활자가 살아나며
새 옷으로 갈아 입는다
새벽이 어둠을 버려야 찾아오듯이 묵은 감정 접고
자세를 낮춰야 보이는 이야기들을 새로 찾아
오늘도 시를 짓는다
2024.0717 미주문협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