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맘껏 두드리다

이난순2024.07.11 18:29조회 수 133댓글 0

    • 글자 크기

 

 

도리깨질을 아는가

가을 농사 진 콩 대 마당에 채우고

긴 발가락 달린 도리깨로 콩바심 하였지

하얀 콩알 사방으로 튀며 내는 소리 들어 봤는가

짙은 나뭇잎들에 부딪는 소리

 

장마 중

물 철철 흐르는 둘레길 거슬러 올랐지

내게도 빗길 생기어 흐르고, 친구에게도

꼭대기 용왕정 나무 계단 오른다

 

멀리서 달려오는 비 날개 달고

휘저으며 빠르게 오고 있다

친구랑 막걸리 잔 기울이며 빗소리 따라 두드린다

우리의 타악기를

세차게, 더 세차게

주위 나뭇잎들도 덩달아 소리내며 함께 라네

갇혀 있던 콩알들 튀어나오듯

가슴 저편 웅크려 있던 언어들 타악기 소리에

타닥타닥 타 버리고

막걸리 병은 비어졌다

 

 

친구의 얼굴이 빗소리 속에서 붉어진다

 

 

                      2024.7 .12

    • 글자 크기
언니의 손 끝 안개가 내어준 계단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3 언니의 손 끝 2024.08.24 138
맘껏 두드리다 2024.07.11 133
131 안개가 내어준 계단 2024.07.07 127
130 유산 2024.06.26 139
129 사각의 꿈 2024.06.25 199
128 뿌리는 기억하고 있다 2024.06.13 197
127 내가 무를 먹는다는 것 2024.05.29 129
126 의사 아가씨 2024.05.24 187
125 맛의 기억 2024.05.13 143
124 녹색 제물 2024.05.06 200
123 빈 집 2024.04.20 129
122 목이 잘린 장미 2024.04.18 152
121 몰래 숨어든 누렁이 2024.04.16 159
120 손톱 깎기 2024.04.12 152
119 매화 길 위에 피다2 2024.04.02 199
118 섬이 생기다 2024.03.23 166
117 봄 도둑3 2024.03.14 192
116 할머니의 심중4 2024.03.14 176
115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136
114 바람 악보2 2024.03.01 17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