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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두드리다

이난순2024.07.11 18:29조회 수 13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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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질을 아는가

가을 농사 진 콩 대 마당에 채우고

긴 발가락 달린 도리깨로 콩바심 하였지

하얀 콩알 사방으로 튀며 내는 소리 들어 봤는가

짙은 나뭇잎들에 부딪는 소리

 

장마 중

물 철철 흐르는 둘레길 거슬러 올랐지

내게도 빗길 생기어 흐르고, 친구에게도

꼭대기 용왕정 나무 계단 오른다

 

멀리서 달려오는 비 날개 달고

휘저으며 빠르게 오고 있다

친구랑 막걸리 잔 기울이며 빗소리 따라 두드린다

우리의 타악기를

세차게, 더 세차게

주위 나뭇잎들도 덩달아 소리내며 함께 라네

갇혀 있던 콩알들 튀어나오듯

가슴 저편 웅크려 있던 언어들 타악기 소리에

타닥타닥 타 버리고

막걸리 병은 비어졌다

 

 

친구의 얼굴이 빗소리 속에서 붉어진다

 

 

                      2024.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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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손 끝 안개가 내어준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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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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