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유산

이난순2024.06.26 09:13조회 수 6댓글 0

    • 글자 크기

 

가야의 옷깃에서 선이 흘러 나왔다

검은 끝동 저고리 저어대는 벽화에서부터 소리 들려오고

그 늦은 저녁부터 눈이 내렸다

 

사람들은 소리 받아내 입속에서 외우고 눈밭에 파묻었다

소리들은 엎디어 동면에 빠져들며 사람들을 잊어갔다

아주 오랫동안

 

소리 묻혀있는 동안 단단해지고 날카로워지는 속성을 배웠다

천년의 반복을 더하며 얼음의 두께에 실금이 가고

소리는 꿈틀이기 시작하였다

한 소리, 두소리.....

모여지며 선이 되고 물결이 되어버린다

물결 벽을 타고 흐르다 수위 곧 넘치며 세상 바깥까지

 

까마득한 가야의 씨앗 민들레로 나른다

 

 

 

2024.6.24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0 한아름 가득 가을 안고 온 친구 2022.10.08 61
49 감자 옹심이를 먹으며 2022.10.16 59
48 무덤가 놀이터 2023.02.23 26
47 어느 가을 달밤에6 2023.02.23 68
46 불시착4 2023.03.19 44
45 봄바람 그 일렁임 2023.04.07 20
44 화살나무4 2023.04.14 38
43 그를 떠나 보낸 봄비4 2023.04.27 35
42 야외 잿떨이4 2023.04.30 47
41 아버지의 퉁소6 2023.05.21 68
40 거 미 줄 2023.05.25 40
39 개구리 울음소리 2023.05.25 45
38 꼬리 밟힌 지능범10 2023.06.03 75
37 연보라 가죽신4 2023.06.04 62
36 나팔꽃 귀 되어8 2023.06.29 66
35 강을 건너다8 2023.07.07 82
34 매미의 기도8 2023.07.26 76
33 체리크릭 파크에서4 2023.07.30 104
32 송이 버섯을 캐면서2 2023.09.01 59
31 가을 물드는 소리4 2023.09.07 7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