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사각의 꿈

이난순2024.06.25 05:33조회 수 197댓글 0

    • 글자 크기

몸을 종이 위에 올려보고 네모를 둘러본다

좌우로 팔을 뻗어 길게 구르면 사각이 되겠다  생각하지만

그의 머리와 꼬리가 길게 펼쳐질 뿐이다

몇 바퀴 구른후 눈을 떴다  어지러움 참으며 몸 일으켜보니

땀에 배인 곡선들이 네모 종이 안에 가득하다

 

다른 종이 다시 꺼내 입 꽉 다물고 몸의 중심에 쇠 막대기 꽂듯 긴장하여

이번엔 눈을 뜬 채 하얀 종이 채워야지

눈에 힘이 부풀어 흰 종이위에서 점들이 찍히고

 길게 꼬리치는 바닷장어가 되어 버렸다

 

누구나 쉬이 보이는 곧은것

내 갈망이 될 줄이야

 

선조들 사각기둥 두려워 대갓집 지붕  쳐다만 보았다고?

나의 꿈 그들 속으로 들어가 볼까

똬리를 풀며

네모난 상자속, 옷장속,방,  엘리베이터, 높은 빌딩

내 곡선이 드디어 직선의 집합체로 향하는 순간

    • 글자 크기
유산 (by 이난순) 뿌리는 기억하고 있다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사각의 꿈 2024.06.25 197
128 뿌리는 기억하고 있다 2024.06.13 197
127 내가 무를 먹는다는 것 2024.05.29 129
126 의사 아가씨 2024.05.24 187
125 맛의 기억 2024.05.13 143
124 녹색 제물 2024.05.06 200
123 빈 집 2024.04.20 129
122 목이 잘린 장미 2024.04.18 152
121 몰래 숨어든 누렁이 2024.04.16 159
120 손톱 깎기 2024.04.12 152
119 매화 길 위에 피다2 2024.04.02 198
118 섬이 생기다 2024.03.23 166
117 봄 도둑3 2024.03.14 192
116 할머니의 심중4 2024.03.14 176
115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136
114 바람 악보2 2024.03.01 176
113 숨어 있는 쥐4 2024.02.29 178
112 어머니의 엄마 되어2 2024.02.20 150
111 새끼 엄마 2024.01.19 138
110 손을 놓친 핫팩 2024.01.03 15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