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의사 아가씨

이난순2024.05.24 15:11조회 수 26댓글 0

    • 글자 크기

 

 

뒤뜰에 엉겅퀴 꽃 채반 위에서 샤워중이다

벌 나비들 훔쳐보느라 신이나고

 

 

가시 찔리며 따온 꽃

아픈 아내 고쳐 보겠다는 간절함

햇빛 속에서 웃고 있다

 

 

꽃씨방, 마르며 부풀고 날아갈 차비한다

드나들던 사위 한마디

엉겅퀴 씨앗 이웃에 날리면 안되니 조심해야 한다고

 

 

끓는물 하얀 컵에 보라 꽃 띄워

눈으로 아픈 창 연다

그를 꺼내 적셔주며 무언의 다짐

 

 

줄어드는 통증에 핼쓱했던 마음 살아나고

엉겅퀴 대 자르느라 힘들었을 그의 땀 보인다

뒤늦게

 

 

유년시절

껌 만들려 엉겅퀴 꽃 받침 긁어

밀껌에 넣어 쫀득이게 했던 기억

손톱엔 보라 물로 시커매지고

 

 

논뚝 여기저기서 나를 부르던 너

고되고 거친 시간 단련된 몸매로 내 앞에 서 있네

 

 

환부에 청진기 대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1 체리크릭 파크에서4 2023.07.30 104
130 변신은 달빛 아래서6 2023.12.15 89
129 그녀, 가을되다7 2023.11.26 88
128 오늘도 맷돌 보수하러 간다6 2023.11.18 88
127 강을 건너다8 2023.07.07 85
126 빨간 벤치 2022.01.21 81
125 매미의 기도8 2023.07.26 77
124 그녀의 등5 2023.09.23 76
123 꼬리 밟힌 지능범10 2023.06.03 75
122 비 온 뒤엔 황톳길을 걷자 2022.09.17 74
121 가을 물드는 소리4 2023.09.07 71
120 아버지의 퉁소6 2023.05.21 70
119 길 위에 음표를 그리다4 2023.10.07 69
118 어느 가을 달밤에6 2023.02.23 68
117 나팔꽃 귀 되어8 2023.06.29 66
116 목 화 밭 2022.01.04 65
115 연보라 가죽신4 2023.06.04 64
114 뒷뜰 대숲엔 2022.02.16 64
113 한아름 가득 가을 안고 온 친구 2022.10.08 63
112 종이 비행기 2022.01.23 6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