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에 상추 몇잎 된장 한 끝동 찍어
하얀 허기 크게 한 숫갈 얹는다
유연한 턱 관절
동공이 커지다가 눈을 감는다
밭 두둑에 앉아 상춧잎 따던
그의 마음이 씹힌다
두툼하던 손길에서
연한 입맛 돈다
또 한 입
불룩한 욕심
입 안엔 햇빛으로 와륵거리며
씹힐 때마다 키드득
어느새 마음은
들판을 달린다 숨이 가쁘도록
머리카락 날리며
신발 벗어 던진 채
고향집 대청마루 오르듯
선머슴아처럼 그리 뛰어 오르지 말라는 꾸중
귓전에 들리고
고향 마을이 손에 닿아 유년을 맞는다
두레반의 대가족은 밥 먹는 소리도 경쟁이였다
상추쌈도 한 두장은 성이 차지않아 늘 몇 겹
하얗게 배어 나오는 씁쓸한 맛은 서로의 언약
상추 줄기 붉게 남아있다
아껴 놓은 접시에
동그마니
이젠 천천히 음미 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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