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액체처럼 흐르던 밤에 (늙어서 가는 길)
달빛이 작게 뜬 검은 하늘에
구름이 액체처럼 머리위로 흐르고
땅에는 들풀이 젖은 체온으로 전파를 쏘며
신경을 건드린다 주인 행세로
광야도 아닌 작은 뜰에 병풍 바람이 찾아 들자
신이 찾아온 듯 묘한 밤
듣는 폭이 작아 지면서 큰 소리로 쏟아낸다
언어가 뚝 뚝 끊어진 공간의 굉음을 받아야 하는
핏대 받이를 잘라내고 발 밑으로 저장하고 싶은 날
액체의 부스러기 한 개 튀어 올랐다가
방향을 잃고 자리를 옮겼다
깊숙한 메스꺼움이 출렁출렁 위로 뿜어낸다
새 자리는 비위 상한 용트림 흔적으로 남아
악마가 엿 볼 것 같은 묘한 풍경 속 밤
풍경을 떨쳐내려 애쓰지만 고개 드는 서. 울. 함.
밝음을 닫으니 그 분의 미소가 보이고
마주잡은 손이 항생제처럼 열을 다스리며
오늘의 기억을 편집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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