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빈 집

이난순2024.04.20 19:55조회 수 129댓글 0

    • 글자 크기

 

 

 

돌담 위로 가까스로 고개 내민 돌배나무

마른 풀 덩굴 식물에 감겨 비명 지르고 있다

 

 

녹슨  대문에는 오래된 우유주머니

 색 바랜채 흔들리고

 

올드미스 자매가 살았었다는 소문이

집 마당에 낡은 하이힐 한 쪽으로 뒹구는데

 

마당 한편  깨진 플라스틱 바가지  

바람에 몸 굴리며 햇볕 쪼이다

참새떼  날아오르는 소리에 덜컥 놀란다

 

이층 창가 커튼엔

지난밤 들른 반달의 허전함이 남아있다

 

그 자매들 어찌 되었을까

 

맨발로 달려드는 저 덩굴들,

그들 못 떠나 아직일까

 

 

짐 가득 실린 택배 트럭

휘익 먼지만 남기고 지나버리지만

 

대문 밖 화단엔 봄 싹들 올라와

집 그림자 지우느라 바쁘다

    • 글자 크기
녹색 제물 목이 잘린 장미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9 사각의 꿈 2024.06.25 197
128 뿌리는 기억하고 있다 2024.06.13 197
127 내가 무를 먹는다는 것 2024.05.29 129
126 의사 아가씨 2024.05.24 187
125 맛의 기억 2024.05.13 143
124 녹색 제물 2024.05.06 200
빈 집 2024.04.20 129
122 목이 잘린 장미 2024.04.18 152
121 몰래 숨어든 누렁이 2024.04.16 159
120 손톱 깎기 2024.04.12 152
119 매화 길 위에 피다2 2024.04.02 198
118 섬이 생기다 2024.03.23 166
117 봄 도둑3 2024.03.14 192
116 할머니의 심중4 2024.03.14 176
115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136
114 바람 악보2 2024.03.01 176
113 숨어 있는 쥐4 2024.02.29 178
112 어머니의 엄마 되어2 2024.02.20 150
111 새끼 엄마 2024.01.19 138
110 손을 놓친 핫팩 2024.01.03 15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