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위로 가까스로 고개 내민 돌배나무
마른 풀 덩굴 식물에 감겨 비명 지르고 있다
녹슨 대문에는 오래된 우유주머니
색 바랜채 흔들리고
올드미스 자매가 살았었다는 소문이
집 마당에 낡은 하이힐 한 쪽으로 뒹구는데
마당 한편 깨진 플라스틱 바가지
바람에 몸 굴리며 햇볕 쪼이다
참새떼 날아오르는 소리에 덜컥 놀란다
이층 창가 커튼엔
지난밤 들른 반달의 허전함이 남아있다
그 자매들 어찌 되었을까
맨발로 달려드는 저 덩굴들,
그들 못 떠나 아직일까
짐 가득 실린 택배 트럭
휘익 먼지만 남기고 지나버리지만
대문 밖 화단엔 봄 싹들 올라와
집 그림자 지우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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