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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이난순2024.04.20 19:55조회 수 2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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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위로 가까스로 고개 내민 돌배나무

마른 풀 덩굴 식물에 감겨 비명 지르고 있다

 

 

녹슨  대문에는 오래된 우유주머니

 색 바랜채 흔들리고

 

올드미스 자매가 살았었다는 소문이

집 마당에 낡은 하이힐 한 쪽으로 뒹구는데

 

마당 한편  깨진 플라스틱 바가지  

바람에 몸 굴리며 햇볕 쪼이다

참새떼  날아오르는 소리에 덜컥 놀란다

 

이층 창가 커튼엔

지난밤 들른 반달의 허전함이 남아있다

 

그 자매들 어찌 되었을까

 

맨발로 달려드는 저 덩굴들,

그들 못 떠나 아직일까

 

 

짐 가득 실린 택배 트럭

휘익 먼지만 남기고 지나버리지만

 

대문 밖 화단엔 봄 싹들 올라와

집 그림자 지우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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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깎기 맛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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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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