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목이 잘린 장미

이난순2024.04.18 09:50조회 수 21댓글 0

    • 글자 크기

 

 

 

복도에 떨어진 장미

뎅강하다

 

 

급하게 달려갔을 품에서

외마디 소리로 홀로 되었을 그

서슴치 않고 손이 가다

 

 

짧은 목, 환하게 웃고있는 그

얼굴로 껴안다

하얗게 겹겹이 입고 부끄러운 듯

입술로 마주하는 그윽한 속내

 

 

방에 들어와

책꽂이 위에 놓다

 

늦도록 책을 볼 때도 그는 함께 있다

빈 노트에 와서 말을 건다

자기는 혼자가 아니라고

 

 

실핏줄 다 모아서 꽃받침에 새겨놓은 그의 얘기

들려 줄 거라고

바스락바스락 소근댄다

 

 

하얀 꽃잎 노랗게 말라가고

다디달던 향 마른얼룩 냄새로 바라보며

말을 건네고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은 어떨까 늘 궁금 했었노라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0 식탁위의 하얀꽃 2022.06.20 29
29 쪽동백 피는 오월 2022.05.11 29
28 오랫만에 만난 친정언니 2022.03.12 29
27 모래 박스 2022.02.23 29
26 여 행 2022.02.22 29
25 할아버지와 손녀 2022.01.10 29
24 눈밭에서 2022.01.07 28
23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27
22 나는 불을 뿜는 용 2022.01.06 27
21 눈 오는 밤 2022.01.05 27
20 뿌리는 기억하고 있다 2024.06.13 26
19 햇볕 저장고 2022.01.04 26
18 무덤가 놀이터 2023.02.23 24
17 녹색 제물 2024.05.06 24
16 의사 아가씨 2024.05.24 24
15 눈 몸 살 2022.01.06 24
14 게으른 아침나절 2022.01.04 24
13 천창에 덮인 솜 이불 2022.01.04 23
12 빈 집 2024.04.20 22
11 맛의 기억 2024.05.13 2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