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장 정리하다
찾아낸 구멍난 양말
곤색 양모로 따뜻했을,
구멍에선 시려움 느껴진다
만지작 거리다
다른 천을 안 쪽에 덧대고 뒤집어 또 꿰매니
섬이 되었다
엄지발가락 쪽엔 작은 섬
뒷꿈치와 앞꿈치엔 큰 섬으로
섬에서 땀 냄새 나는 듯
온종일 돌아다녔을 행적이 보인다
발자국 수 만큼 늘어나는 만보기처럼
밀집된 전철 안,신발엔 바퀴달고
컴퓨터 위에서 춤춰댔을 하루가
섬엔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질녘
붉은 술잔 권하듯
출렁이는 바닷물의 위로가 있고
밀려온 해초들 쉬어가는
그곳에 터를 잡아볼까
그의 이름 새겨진 문패
섬에 건다
갈매기 소리에
아이들 웃음소리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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