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몰아치는 산등성이
딱딱한 가죽옷에 기대다가
깊은 소리 찾아내어
작은 물방울 종일토록 길어 올려
단단한 눈꺼풀 열어 남으로 창을 내려 하였더니
누군가 드릴로 찌르는구나
찢긴 살에선 피 흐르고
외마디 소리는 바람에 씻겨버렸는지 감감하다
투명한 튜브가 목에 삽입되고
입 대신 누군가의 수고가 나를 채워준다
팔에서 받아들여지는 수액이 똑 또옥
내 혈관 속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다리의 근육들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난 그걸 붙들려 손을 허우적인다
물병에 차오르는 수액
밤새 퍼 올린 남쪽에의 열망,
그가 가득 찬 꿈을 앗아가고
새 병을 달아맨다
목에 꽂친 튜브가 사라지던 날
귓전에서 들리던 어머니 목소리
얘야 눈 좀 떠 보렴
입술에 적셔지는 수액
달작한 봄 내 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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