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바람 악보

이난순2024.03.01 06:08조회 수 45댓글 2

    • 글자 크기

 

 

 

싸한  바람 얼굴 맞닥뜨리며 길 위에 넘쳐날 때

점퍼 속 숨어 있던 깃털들 송연해져 부풀린다

 

 

바람주머니,

  스크럼 솜씨 뽐내며 배 내민 채 웃고 있다

잘 단련된 *식스팩처럼

 

 

길가 검은 비닐봉지 바람악보 따라 리듬 타며

사람들 곁 따라 구른다

찻길도 서슴없다

 

 

잎 떨군 나뭇가지들 하늘 부여잡으며 소리낸다

모자 눌러쓰고 마스크 한 이들에

*포르테로 지휘되니

 빠른 걸음되어 팔 휘저으며 악보 읽는다

 

 

이두박근으로 단련된 목련가지

털 끝 세워 바람 감지하고

밑둥에 전하는 말

머지않아 봄이 올거라고

 

 

뒤뜰 마늘 밭

짚북데기 대신 덮어놓은 부직포 안으로 

바람  살 오르고 있다

연두빛 *피아니시모로

 

 

 

*식스팩:인위적 노력으로 만든 복근형태

*포르테: 음악에서 강하게 연주 하라는 뜻

*피아니시모: 음악에서 여리게 연주 하라는 의미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G선상의 겨울연가와 봄의교항곡의 협연인 것 같습니다

  • 강창오님께
    이난순글쓴이
    2024.3.3 06:41 댓글추천 0비추천 0

    지난 번 올렸던 ' 바람의 근육" 을 다시 퇴고 하여 제목까지 손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봐 주시니 음악처럼 들리셨겠죠

    고맙습니다!

    모르죠 또 언젠가 퇴고로,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될지도요 흐흐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10 질 경 이 2022.02.09 46
109 직선에 옷 입히다 2024.03.08 27
108 지하철 에서의 기도 2022.08.03 40
107 종이 비행기 2022.01.23 62
106 제삿 날 2022.01.25 58
105 작전에 말려든 음모2 2023.09.14 51
104 의사 아가씨 2024.05.24 24
103 유산 2024.06.26 4
102 원적산 아래에서 2022.03.30 34
101 오지랖의 오류 2022.01.05 34
100 오랫만에 만난 친정언니 2022.03.12 29
99 오늘은 세수를 거르리라 2022.01.07 21
98 오늘도 맷돌 보수하러 간다6 2023.11.18 88
97 연보라 가죽신4 2023.06.04 61
96 여 행 2022.02.22 29
95 어머니의 엄마 되어2 2024.02.20 56
94 어느 가을 달밤에6 2023.02.23 66
93 어? 저 아까운 쌀을! 2022.05.14 35
92 야외 잿떨이4 2023.04.30 42
91 암하리 방죽 2022.01.12 59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