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진료 때 다음 번엔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했었지
병원에 가는 발길 웬지 망서려진다
모두들 오래 살다 보니
임플란트 당연한 듯 치과 들락날락
눈 감고 기도하며 대장장이 한테 맡긴다
돌판 벌린 채
관절 진찰대,
얼굴 가까이 와 서면
어둔 동굴 속 촉수들 오그라든다
마취 주사 여기저기 찔러올 테고
기계 소음 윙윙거릴 터이니
능숙한 손 놀림 느껴지며 썩션기 빨아들이는 소리,
치료 수 속에 섞일 출혈 가늠 하며
아펐던 기억 떠 올려 본다
부르르 어깨가 요동친다
오늘은 심어놓은 기둥위에 크라운 씌워 지려나?
왕관 머리에 달고 송곳니,앞니에 호령하겠지
맷돌 보조 잘 하라고
치료실 유리창 옆으로 담쟁이, 내 입 안 들여다 보려는지
의사 보다 먼저 넓고 푸른 잎 펄럭이다 내 눈과 마주친다
뒤뜰에서 숨 차 듯 올라 왔을테니 용서 해 주자
임플란트 심어 온전한 맷돌 꿈 꾸는 이
긴 치과의자에 반쯤 기대 누워 담쟁이 한테 묻는다
너도 이빨 한 번 갈아 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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