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기억을 소환하다

석촌2023.11.07 09:19조회 수 370댓글 3

    • 글자 크기

 

 

기억을 소환하다

 

석촌

 

 

단풍 구경 구경 사람 구경 지천인데

 

어느새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남는 글이라며 옆구리를 쿡찌르더니

 

펜과 메모지를 찾아 허둥대는 동안

 

순간 포착을 놓치고 말았다

 

술향 꽃향 사람 향기 가는데

 

詩香 리도 잡념 소절 놓치고

 

야속한 건망증 어찌하랴

 

떠돌다 같이 놀자면 천리 밖으로 달아나는

 

비정한 詩情의 가느다란 발목을 잡으려고

 

애꿎은 기억을 소환 중이다

 

 

 

 ------

 

노루가 연한 새뿔이 돋아나듯 파릇파릇 새싹들이 솟아나는 계절 

모두 기억을 소환하는 중이다

 

 

 

 

 

 

    • 글자 크기
겨울나무 통신 연민의 각도

댓글 달기

댓글 3
  • ㅎㅎ,스마트폰도 안 가지고 가셨나 봅니다

    추억의 사진 한 장 박을 수도 있지만, 쿠욱 찔리는 시향은

    폰에다 박아 두시면.....!

  • 한 달전 혼자 교회를 가다가 나뭇잎 하나가 차장에 붙어 날아가지 않는 모습을 보고

    시상이 떠올랐어요. 15분 후에 적으려면 많은 것을 잃을까봐 샛길로 세워놓고 스마트폰 메모란에

    적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에 7분 늦었뎐 적이 있었어요. 옛날 같지 않고 자꾸 기억들이 날아가 버려서요.

    덕분에 다시 한 번 저도 기억을 건드려 봐야 할 것 같아요. 잘 읽았습니다.

  • 시를 읽으며 얼마나 공감이 되는지요

    애써 잠을 청해도 야속하게 잠이 오지 않는 밤

    상상의 나래를 펴다 스쳐 지나가는 시어들

    침대에서 일어나 불을 켜고 적고 하다보면

    영영 잠들지 못하고 밤을 샐까, 내일 꼭 쓰리라 마음 먹지만

    아무리 소환해도 감감 무소식, 여러번 격었습니다.

    누구나 격는 건망증 조차도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표현하시다니요

    잘 감상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거주
-경북 의성 출생
-애틀랜타 순수문학 회원
이영희(李寧熙)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3 잊혀진 세월3 2024.08.23 478
82 겨울나무 통신3 2024.02.20 611
기억을 소환하다3 2023.11.07 370
80 연민의 각도5 2023.11.05 315
79 애수(哀愁)3 2023.10.05 305
78 가을 철학자6 2023.09.28 293
77 변방(邊方)4 2023.09.05 318
76 안네의 일기6 2023.08.29 275
75 유쾌한 오진(誤診)9 2023.07.23 269
74 매미4 2023.07.12 226
73 인연8 2023.07.02 204
72 봄이 흐르는 강4 2023.05.07 202
71 출구풍경4 2023.03.23 207
70 산은 물, 물은 산2 2023.01.08 174
69 눈물꽃1 2023.01.02 180
68 사람풍경1 2022.12.13 185
67 나무 연보(年譜) 2022.12.01 130
66 엽서 2022.11.01 161
65 붉게 물든 오타(誤打) 2022.10.13 136
64 들깻잎 연보(年譜) 2022.09.13 14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