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절규 (1년 전 오늘) 연선 – 강화식
할로윈이 할퀴고 간 이태원
싱싱한 에너지의 함성이 뭉친 호흡으로 변하고
119에 죽음을 알린 두 청춘도 비명소리에 갇혀서
멈춘 시간 속을 뚫고 하늘로 갔다
화살처럼 파고드는 안타까운 찰나
순간, 분노는 도돌이표 되어 제프리 디버의 ‘스틸 키스’
장면으로 뒤죽박죽 떠오르면서 열 하루가 지난 오후
이태원을 향했다
젊음을 삼킨 거리는 침묵했고 상상을 초월한 좁은 골목에
눈길이 섬뜩하자 울컥, 미움이 깊어진다
흰 국화꽃 위에 가을 빛이 힘없이 내려 앉아 울음을 다독이고
숨 가뿐 목탁 소리에 목 메인 아우성이 묻혀 있다
간간이 꽃송일 갖다 놓고 기도하는 중년들의 떨림 속에
핏줄을 부르는 울부짖음이 진하게 묻어 퍼져 나가자
4년 만에 온 고국의 서울 풍경이 미치도록 서럽다
미안한 눈물 방울들이 형광 옷을 입은 경찰에 머물고
늦은 흔적을 남기기 위한 보도진들의 카메라가
검은 나비 춤 추듯 허공을 흔들 때마다
그 날의 숨 멎음이 진액처럼 뿌려진다
다시는 다시는…..다짐을 낙인 찍으며
우울하게 눌렀다 스마트폰의 셧터를
* 이태원 압사 사고--2022년10월29일, 외국인 26명 포함 158명 사망.
(남자 56명 여자 102명)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