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내 동네 여술

이난순2023.10.24 11:50조회 수 336댓글 2

    • 글자 크기

유난히 높은 산은 어린 나에게

나뭇꾼들 말리기엔 버거웠다

 

산 꼭대기에서 나뭇가지 자르는 그들 보며

"나무하지 마세요" 하고 소리치면 끄떡도 않고,

어디 쫓아 오려면 와 봐라 하고.

뒷마을 누군가 들은 우리집 산이 마치 

자기네 아궁이 허기를 달래줄 양식인 줄 아는 모양이었다

 

그 높은 산은

친구들과 진달래 꽃방망이 만들려 뛰어 오르고,

멍개 열매 따서 목걸이 만들려 펄쩍펄쩍 뛰어 다니던 놀이터 였다

산 내려 오면 

신발엔 붉은 황토흙이 언제나 가득하던 그 곳

 

산 중턱까지 물이 찰름이었고,

조상들 묘도 모두 물에 잠기었다

동네는 깊은 물 속에서 훤히 들여다 보이고

저 멀리 보이는 들판은 바다가 되었다

 

해몽이 안되어 두고두고 곱씹게 되며

고향이 놓아 주질 않는다

    • 글자 크기
오늘도 맷돌 보수하러 간다 (by 이난순) 길 위에 음표를 그리다

댓글 달기

댓글 2
  • 잔인한 귀소본능 가끔 여기 저기 이리 찔러댑니다

    근데 여술이 무슨 뜻인가요?

  • 강창오님께
    이난순글쓴이
    2023.10.25 06: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의 동네에 아마 여우가 살고 있었나봐요

    어릴 적 동네 청년들이 산에 있는 바위 굴에서 여우를 잡는다고

    청솔가지 불에 피워 연기를 내고 있었던 걸 본 적 있어요

    여우의 사투리가 여수 ,여시

    여우가 살고 있는 마을 이래서 아마도 여술이라 한것 같아요 ㅎㅎ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내 동네 여술2 2023.10.24 336
104 길 위에 음표를 그리다4 2023.10.07 430
103 그녀의 등5 2023.09.23 353
102 쫀득한 관계, 찰 옥수수 2023.09.23 398
101 작전에 말려든 음모2 2023.09.14 321
100 가을 물드는 소리4 2023.09.07 349
99 송이 버섯을 캐면서2 2023.09.01 335
98 체리크릭 파크에서4 2023.07.30 389
97 매미의 기도8 2023.07.26 349
96 강을 건너다8 2023.07.07 364
95 나팔꽃 귀 되어8 2023.06.29 407
94 연보라 가죽신4 2023.06.04 376
93 꼬리 밟힌 지능범10 2023.06.03 349
92 개구리 울음소리 2023.05.25 472
91 거 미 줄 2023.05.25 479
90 아버지의 퉁소6 2023.05.21 383
89 야외 잿떨이4 2023.04.30 427
88 그를 떠나 보낸 봄비4 2023.04.27 304
87 화살나무4 2023.04.14 379
86 봄바람 그 일렁임 2023.04.07 42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