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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를 삼킨 눈물

강화식2023.09.23 22:28조회 수 7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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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를 삼킨 눈물           연선 - 강화식             

 

 

푸른 빛을 입고 지진 광이 섬뜩하자

까마귀 떼가 울부짖는다

감각기관이 민감한 동물들의 빠른 신호 뒤에

굉음이 우르르 쾅쾅, 건물들이 주저 앉는다

무엇을 향한 분노인가

 

시야를 분간 할 수 없는 매캐함 속에서

여전히 여진을 불러오는 공포가 세포 속에 파고들고

먼지와 잔해에 갇혀버린 남녀노소가

같은 날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내려 앉은 돌 기둥 사이에서 울부짖는 소리

호흡이 달아나서 뻣뻣해진 딸의 손을 놓지 않는다

아버지의 깊은 목젖 떨림은 한계의 끝에 서고

놀라움 속 기억이 곤두박질치자 잦아드는 울음

 

탯줄을 안고 홀로 살아남아 기적이라 붙여진 이름 아야

힘을 모은 사투가 간간이 호흡으로 이어졌지만

기적을 뒤로하고 사라진 희망의 무지개들

 

긴 숨을 몰아 낼 때마다 근 막에 저장되는 기억들이

관절들은 굳게 하는 통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다친 마음이 깊지만 트라우마로 자리 잡지 않길 기도한다

다시 일어나라 형제의 나라 옛 터어키여

 

기록을 활자로 남길 수 밖에 없는 물리적 제로를 자르고

마술의 힘을 빌어 영혼이라도 달래줄

기적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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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미꾸라지 (by 강화식) 이태원의 절규 (1년 전 오늘) (by 강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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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무엇으로도 가늠할 수 없는 비극?

    6,25를 통해 혈맹으로 맺어진 나라 터어키!

  • 강창오님께
    강화식글쓴이
    2023.9.27 13:45 댓글추천 0비추천 0

    기록을 위한 산문시 올렸습니다.

    그 후 모로코 지진까지....SNS 시대가 온 탓에 사건 사고가 몇 초만에

    세상에 다 알려져서 더 많은 듯 느껴지는 것일까요?

  • 역시 회장님!!!

    작가는 예술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사회와 소통하고 글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도 쓰고, 

    그 시대를 대변하는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배운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기록물을 남기셨군요

    많이 배웁니다.

     

     

  • 다시 떠오르는 아픔의 기억, 튀르키에의 지진으로 힘들어 할 그들위해

    기도하다 이제는 멈추었는데.....

    오늘 샘의 글 읽으니 다시 생생해지네요

    나비로 떠난 영혼과 살아남은 이들 한테 큰 위로가 될거같아요.

  • 태어난 것도 죽는 것도 사람의 뜻대로 안되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전쟁 놀음에 힘없고 죄없는 인간들이

    비참한 죽음을 당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네요.

    끝없이 이어지는 또 다른 나라에서의 비극적인 상황을 어쩌면 좋아요?


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전)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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