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보이는 희끗한 퍼머 머리 그녀
두 손 가락 모두어 부풀려주고 싶다
부지런히 어깨위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손,
바늘에 걸린 까만 실이 똑딱이 단추를 맞추고 있는 순간이다
찍찍이로 붙여 달라는 주문에
빽에는 재봉 박음질 할수없다고
길다랗고 둥근 플라스틱 실패들,
색색이 다른 실들 감긴 채 도열하여 그녀 에워싸고 있다
좌우로 재봉틀 세 대도 그녀를 호위하 듯 버텨주며,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들
저마다의 사연들로
그녀 손 끝에서 다시 태어나니 뽐낼만하다
재봉틀 소리 가득 담긴 뒷 목
거북등 닮아 불룩하다
등에 업혀 잠투정하던 아이들의 침 얼룩져 있고
헤어진 옛 애인의 애잔함이
구깃한 주름살 속에 숨어있다
쉼없이 달려온 발자국 소리 들리는 듯
까만 핸드백의 겉 호주머니,
속으로 똑딱이 단추 감춰있다
더는 새어 나가지 않을 나의 비밀
내 허술함이 그녀 등에서 미소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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