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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물드는 소리

이난순2023.09.07 11:47조회 수 68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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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들 목청 돋웁니다

 

그들의 오케스트라에

육교 난간에 살던 담쟁이,

긴 허리춤 풀러 흥이 난다

자동차 밀림 속에서 타잔놀이 밧줄 되어

하늘 그네를 뛴다

 

그렇게나 요란하던 매미들 소리

잠잠해 지고,

아스팔트 위 뜨겁고 숨차던 더위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타오르던 샐비어

하얀 씨알 단단해지며

마당가 서 있는 대추나무

알알이 잎속에서  내다보며 가을 짚어본다

 

바람,

젖어들 듯 옷깃에 닿아

땀냄새 지워버리고,

 

가을이면 제대 한다는 큰 손주 ,

검은 얼굴에도

껴안는 마음에도 가을 물 드는 소리,

알곡 인양 툭툭 불거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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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에 말려든 음모 송이 버섯을 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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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가을의 전령사들이 쓸쓸함을 배달하기 시작하네요

    여기는 반대로 서늘했던 여름을 제치고 폭서가 시작됐습니다

  • 강창오님께
    이난순글쓴이
    2023.9.9 07:47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 런던에서는 여름이 서늘 했었다구요!

    우린 여름 보내느라 참 힘들었지요. 그러다가 가을 기운 느끼기 시작하니

    어찌나 반가운지 몰라요.

    풀벌레들 소리가 너무 반가워서......ㅎ

  • 가을은 좋은데 가을이 싫어요

    너무 짧기 때문에.....

    -강화식 어린이-

  • 강화식님께
    이난순글쓴이
    2023.9.13 05:27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ㅎㅎ,강화식 어린이 한테 왜 그렇게 인색할까요? 가을이?

    하루살이 한테의 하루는 아주 짧은것 같지만 그들은 그들의 삶을 무척 바쁘게 지내겠죠. 만끽하며 .....

    바다 거북이의 긴 생애는 느릿 느릿 길게 늘려 보겠지만 그들의 생애 또한 한시적일테니.....

    그래도 풀벌레들이 시작해주는 가을이 있어 누군가는 산밤 주우러 풀섶 헤매이며 이슬에 바짓가랑이 다 적시고 다니겠죠! ㅎㅎ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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