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두산 성지의 매미들 신심이 깊다
예수의 동상에 매달린채 올려다 보고있다
미사 중에 그들의 소리, 한 마음 되어
하늘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울려 퍼진다
제발 장마비 그치게 해 달라고
어두운 땅속 인내, 단단한 갑피로 일어 섰는데
저에게 주신 날 수 만큼은 목청 돋우게 해 주십시오
밭 두둑에 망연히 서 있는 농부
시뻘건 흙탕물에 떠 내려가는 동물들 보면서는 소리가 나오질 않아요
물먹은 산 울림엔 소리 숨어버려요
산 허리 생채기가 끌고 가버린 마을 바라보며
매미의 본분을 잃었어요
저를 지어내신 분이여, 기도 하오니
제 예쁜 짝을 만날 수 있게 장마를 거두어 주소서
도시의 밤, 쉰 목소리로 옥타브 올리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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