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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김수린2019.07.28 15:35조회 수 16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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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  김 수린
 
찻잔을 든 
친구의 손이  
왠지 힘이  없어 보인다.
 
내  존재가 무가치하게 느껴져
 
뜬금없는 그의 말이 
허공을 맴도는동안
씁쓸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마주친 그의 
눈동자가
빛이 사라진 
캄캄한 밤의 
연못 같다고 느낀다.
 
우린 늘 동상이몽이었지
 
혼자 말 같이 중얼거리는
그의  말이 
싸하게 가슴을 
흩으며 지나간다.
 
우리 사이에  
긴 침묵이 흐르고 
나는 흩어진  
말 조각들을 모아 
빈 찻잔에 넣는다.
 
갑자기 
돌풍이 부는지
창 밗의 
헐벗은 가로수가
요란하게  흔들린다.
 
 
 
김수린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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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의사
- 현재 둘루스 소재 개인치과병원 운영
- 제2회 애틀랜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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