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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첫 학예회

김수린2019.01.14 18:01조회 수 16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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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학예회
 
 
유치원 다니는  손자
크리스마스 학예회.
 
사내 아이들은
하얀색 셔츠에
검정색 나비넥타이로,
여자 아이들은
초록색, 빨간색,
비로드 원피스로,
 
한껏 멋을 
두살배기
꼬마 신사 숙녀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에 맟춰
몸을 흔들며 
 동작을 한다.
 
고사리같은 손들이
나풀거리며
별도 만들고
구유에 누인 아기예수를
잠 재우기도 한다.
 
그중에 제일 키가 작고
얼어 붙은것 처럼
꼼짝 않고
서있는 꼬마.
그 어리 삐리한 모양새가
어찌 그리 삼십년 
제 아빠랑  같은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두 아이들의
초등학교 부터
대학원 졸업식 까지,
셀수 없을 만큼 
다녀야 했던
학예회, 발표회, 졸업식,
교회 행사들이
떠오른다.
 
이렇게 세대가 전해져
내가 생겼고
 아이가 생겼고
 아이의 아이가
 앞에서 재롱을 피운다.
 
이천여년전
이땅에 태어난 아기예수,
그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 작고 아름다운 아이들,
그리고 여기 한마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하는 가족들,
 같은 조상의 유전자를
공유한 인류가 아닌가.
그래서
함께 지키고 가꾸어 야할
차세대가 아닌가.
 
반짝이는 색전등과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들,
유아들의 순진무구한
에너지로 들썩거리는
학예회장안에서,
 
나는
문득
내 존재의 무게와
세대의 연결과 순환이라는
심오한 깨달음에
경이롭고 숙연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있는
손주들을 지켜본다.

 

김수린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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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추수 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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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의사
- 현재 둘루스 소재 개인치과병원 운영
- 제2회 애틀랜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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