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잡은 날.
동지 섣달 그믐밤에
친구들이 모여
자정을 기다리며
섯다 판을 벌린다.
초짜를 위해 족보판을 그려놓고
화투짝 두개씩을 돌린다.
나도 놀음꾼 훙내를 내며
화투짝 두개를
겹쳐 들고 슬쩍 보니
어이
공산 달이 떴네.
설마? 하며
엄지 손가락으로
윗장을 천천히
밀어 올려 보니
얼씨구!
사꾸라 꽃이 만발하였다.
표정관리! 포커 페이스!
감정을 추스려
시덥잖아하는 표정을 지으며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죽어? 말어?
네스레를 떨며
판돈으로 쌓아놓은 판에
동전 한잎을 던진다.
내 패가 별것 아니니
겁 먹지 말고 도전 하라고
배운되로 블러핑 해 보는것.
판이 돌아가고
각자 자기 패를 내 보이며
호기좋게 나, 장사야
하는 친구.
아니 그걸 가지고!
나는 구땡!
하며 판돈을 거두려는 친구에게
내가 에헴,
잠깐! 하며
내 패를 보이며
땡갑들 내슈!
호기를 부린다.
아니, 초장에 왠 삼팔 광땡?
다들 뒤집어지며
올해 운수 대통하겠네!
초짜가 사람 잡는다더니!
모두들 한마디씩 하며
땡값을 던져 넣는다.
수북히 쌓인 동전을 앞에 두고
모두의 부러움에
진짜 운수 대통한
기분이 된다.
올드랭 사인 노래에 맞춰
뉴욕 타임스케어 타워의
거대한 공이
떨어져 내리며
한해의 마침을 알린다.
새해가 시작 되었다.
땡잡은 마음으로
한해를 시작해 보련다.
혹여 괴롭고 후회되는
기억들이 있다 한들
오늫 이렇게 살아 움직이며
웃을수 있으니
이 얼마나
굉장한 횡재인가.
묵은 달력 떼어내고
새 달력을 걸어놓으며
올해는 모두에게
운수 대통
땡잡는
매일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수린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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