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곗돈

김수린2018.07.17 16:00조회 수 14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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곗돈 / 김 수린



주말 .
친구들이 모였다.
환갑을 전 후로 하는
중늙은이들.

은퇴하기는 이르고
일 하기에는
몸 여기저기서 보내오는
적신호에
마음까지 휘청거리는
어중간한 나이


현역으로 일하는 사람은
현역의 고충을.
백수는 백수의 고충을
안주거리로 삼아
주거니 받거니
말 잔치가 풍성하다.

건강에 좋다는 보조식품에
귀가 솔깃하고,
전화기 꺼내
손주 얼굴 보여주는 친구에게
저녁값 내라고 부추긴다

그리고 늘 등장하는 화제는
여행!
다리가 떨리기전,
아직 심장이 떨릴때
이 넓은 세계를 다녀보자고.

지난번 옆집 내외가
하와이 다녀왔는데 좋았다더라,
아이들이 아이슬랜드 멋있다 하던데.
죽기 전,꼭 가 봐야 할
삼대 관광지로 알려진
마추픽추는 어떨까?

일단 여행 곗돈을
각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지갑에서 백 불짜리 지폐를 꺼내
자칭 총무에게 건넷다.

그런데 백 불짜리 지폐를
건네는
그 순간,
가슴이 정말 살짝
설레이는것이 느껴졌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진홍빛 노을,
아이슬랸드 블루 라군 온천의
아스름한 안개,
고색 찬연한 잉카 문명의
신비한 자태를 향해
이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우리의 곗돈은

그때까지,
내 두다리는
떨리지 않고 이 육체를
버티어 줄 것이고,
내 심장은 감동으로
떨릴 것 이며,
우리의 관계는 여전히
끈끈 할 것을
약속해 주는
든든한 담보인 셈이다.

그날 우리는 함께 건배했다.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백불 지폐의 위대함에
경의를 보내며!
김수린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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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의사
- 현재 둘루스 소재 개인치과병원 운영
- 제2회 애틀랜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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