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김 수린
엄마!
라고 부르기만 해도
아련하고 저릿한 마음이 된다.
나를 할미라고 부르는 손자가 있는데
나는 여전히 내가 치마폭 잡고 따라다니던
그 시절 엄마가 그립다.
눈싸움하고 들어오면
꽁꽁 얼은 벙어리 장갑 벗기고
엄마 따뜻한 손으로 비비며
아랫목 이불 속에 넣어
언 손 녹여 주었던 엄마
십 년 넘게 진행된 파킨슨 병으로
가랑잎처럼 마르고 흔들거리는
그 손 잡아
이제 내 온기로 덥혀 드리고 싶다.
일제 말기
정신대 차출때
집에 계신 맹인 아버지와
어린 동생들 돌보고
나라에 공출 바치는일은 나 없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해 위기를 모면했다는
다부지고 용감했던 소녀.
서른살에 과부되어
딸 셋 데리고
한국 전쟁과 1.4 후퇴
4.19 혁명을 다 격어낸
여 장부.
그 모든 험난한 시절도
딸 키우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살았다는
여장부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아주, 조금씩, 쇠약해지는 육체
이제 밥 수저 들 기력도 없지만
정신은 여전히 총명하여
막내딸 전화만 기다리신다.
매일 안부 전화 끝에
우리 사이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눈싸움하고 들어오면
꽁꽁 얼은 벙어리 장갑 벗기고
엄마 따뜻한 손으로 비비며
아랫목 이불 속에 넣어
언 손 녹여 주었던 엄마
십 년 넘게 진행된 파킨슨 병으로
가랑잎처럼 마르고 흔들거리는
그 손 잡아
이제 내 온기로 덥혀 드리고 싶다.
일제 말기
정신대 차출때
집에 계신 맹인 아버지와
어린 동생들 돌보고
나라에 공출 바치는일은 나 없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해 위기를 모면했다는
다부지고 용감했던 소녀.
서른살에 과부되어
딸 셋 데리고
한국 전쟁과 1.4 후퇴
4.19 혁명을 다 격어낸
여 장부.
그 모든 험난한 시절도
딸 키우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살았다는
여장부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아주, 조금씩, 쇠약해지는 육체
이제 밥 수저 들 기력도 없지만
정신은 여전히 총명하여
막내딸 전화만 기다리신다.
매일 안부 전화 끝에
우리 사이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사랑해요”
대신
손자들하고 익숙해진
“아이 러브 유 “
하면
“미 투(me too)!”
로 대답하는 신식 할머니.
다음 달 90세 생신에
그 피붙이 모두가 모이기로 했다.
손주에 증손주까지.
충청도 두메 산골의
민들레 홀씨 같은 여인 하나에서
얼마나 많은 민들레 꽃들이 피어서
이 넓은 미국땅 곳곳에서
제 몫을 다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 태어난 증손주의
해맑은 눈동자 속에
자랑스런 증조 할머니 모습을
담아 넣고 싶다.
대신
손자들하고 익숙해진
“아이 러브 유 “
하면
“미 투(me too)!”
로 대답하는 신식 할머니.
다음 달 90세 생신에
그 피붙이 모두가 모이기로 했다.
손주에 증손주까지.
충청도 두메 산골의
민들레 홀씨 같은 여인 하나에서
얼마나 많은 민들레 꽃들이 피어서
이 넓은 미국땅 곳곳에서
제 몫을 다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 태어난 증손주의
해맑은 눈동자 속에
자랑스런 증조 할머니 모습을
담아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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