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일 수 없는 나이라고,
나의 십년 빼기 나잇 셈에 동의해 주지 않던 그,
세월의 덧옷을 벗지 않고 그렇게나 훌쩍 강을 건너 버렸단 말인가
그의 흔적 더듬다가
통도사 대웅전 뜰앞 닳고 닳은 댓돌을 보았다
손주를 위한 애타는 기도소리,
명주 손수건에 싸여 반지르르 넘치던 날
그는 가벼이 연기로 피어 올랐을 것이다
한계령 마루턱에 구름 벗하며 산나물 뜯던이 부러워 하던 그,
산구름 쫓아 고개 넘었을까
시를 사랑하다 못해 그 팔베개로 여름날 대청마루에 누워
댓바람 타고 날아가 버렸는가
남겨진 이들 에게 손짓 한 번 주지 않고
가슴 속
쌓인 시어들,
장마에 감자알 말리듯 뽀송한데
그의 손길 강바람 되어 건너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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