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계절의 산란

강화식2023.06.18 13:43조회 수 69댓글 4

    • 글자 크기

계절의 산란             연선 – 강화식

 

부활을 알리며 다가오는 초록의 날들

시간을 기다린 눈빛이 꽃을 향해 머무는 동안

계절이 영롱해져 복숭아꽃을 키워내고

자두 꽃의 설국 잔치가 줄을 선다

긴 여름으로 가는 녹색 몸부림이

뜨거움을 알리며 열매가 익어갈 무렵

짧은 가을을 두드린다

오색 단풍이 눈치 익는 동안

퇴장 행렬에 선 낙엽들

떨어진 잎들이 동면을 깨고 나면

차갑게 얼어붙은 얼굴은 봄을 부른다

새봄 앓이가 또 자리를 차지한 날

뿌리 내린 몫과 바람결에 날아가 자생을 서두르는

빛 바랜 지조들이 애써 촉을 세우고 기웃거린다

가시 뿜어낸 엉겅퀴의 여름이 보라색으로 익어가고

벌의 노동에 꿀을 누릴 시간은 다가오지만

초라한 마음을 덧입히려고 끌어다 놓은 가을과

긴 동면 속 겨울은 봄을 이기지 못하고

윤회의 흐름 속을 자른다

부활을 꿈꾸려고

 

2023-부활절

    • 글자 크기
고단한 걸음의 흔적들 (by 강화식) 갱년기를 보낸 조각들 (by 강화식)

댓글 달기

댓글 4
  • 산란의 뜻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더군요 이 시는 알을 낳는 산란기와 같은 뜻으로 저는 해석했는데요.

    저의 세대는 한문을 사용하지 않으면 많이 불편하네요. 자두 꽃을 설국으로 표현한 단어가 맘에 들어요

  • 설국(백묘국) 이 쑥의 한 종류로 나타나네요.

    山蘭 (산란) 또한 쑥과니까 혹시 제목의 산란과 일치하는 것 인가요?

    아무튼 기묘하게 엮은 녹색의 Circle of life 너무 좋습니다

  • 강화식글쓴이
    2023.6.20 12:13 댓글추천 0비추천 0

    한 가지 뜻 보다는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해요.

    모두 들켜 버렸네요. 두 분 다 시를 보는 눈이 남다르세요. 그래서 좋습니다.

  • 초라한 마음을 덧입히려고

    끌어다 놓은 가을의 속내를 알고 싶어지네요!


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전)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그림자 없는 사람1 강화식 2022.11.14 187
29 그 섬에 가 있다 강화식 2022.08.14 339
28 구름이 액체처럼 흐르던 밤에3 강화식 2024.04.24 49
27 고단한 걸음의 흔적들 강화식 2021.10.27 347
계절의 산란4 강화식 2023.06.18 69
25 갱년기를 보낸 조각들 강화식 2021.07.18 366
24 가을의 숨소리 강화식 2021.10.20 353
23 가을 속 빛여울 강화식 2021.10.05 359
22 A C 강화식 2021.09.15 340
21 9월의 반란 {열매달(9월) 의 시} 강화식 2020.09.07 442
20 8월을 기웃거리는 기억들 {타오름 달(8월)의 시} 강화식 2020.08.12 444
19 8분 46초(George Floyd) 강화식 2020.07.15 476
18 7월의 아픈 뜰 {견우 직녀 달(7월)의 시} 강화식 2020.07.22 481
17 7월.......덮(덥)다 (7월의 시) 강화식 2019.07.23 457
16 6월의 우박 강화식 2020.06.30 473
15 6월의 고요4 강화식 2023.06.08 84
14 6.25의 침묵 강화식 2021.06.14 366
13 5월을 여는 향기4 강화식 2023.06.08 67
12 4월의 질서1 강화식 2023.05.10 66
11 4월의 접속사2 강화식 2023.04.24 6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