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거 미 줄

이난순2023.05.25 08:54조회 수 39댓글 0

    • 글자 크기

                                   박 인 식(박 이 차)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어귀

거미가 집을 짓고 있다

걸음걸이 느릿하게 음습한 것의 수명을 살았나 보다

나이 들어 더 먼 곳

날벌레가 날아들 만한 곳으로 나아가기 어려운지

살충제 같은 도심에 그물을 놓겠다니

스스로가 거미라는 의구심이

오래 쳐둔 거미줄을 들여다 본다

끈질기게 쳐 놓았던 그물 속에 생, 곳곳

멍 뚫리고 점액질의 농도 흐려져

날벌레 한 마리 들러붙지 못한다

먹이를 노릴 곳으로 재차 숨어드는 지친 몸

근근이 이어지는 뱃속 요원의 끈으로

놓쳐버린 절정을 다시 감을 수 있을지

만신창 뚫린 거미줄에 밤 이슬 몇 방울

가로등 불빛에 반짝 빛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10 아버지의 흰 고무신 2022.01.14 48
109 바람의 지휘 2022.01.15 40
108 눈 오는 날에. 노란 커튼 2022.01.17 42
107 안 개 비 2022.01.19 52
106 안개비 그후에 2022.01.20 45
105 빨간 벤치 2022.01.21 80
104 종이 비행기 2022.01.23 63
103 제삿 날 2022.01.25 58
102 할아버지의 눈 언덕 2022.01.25 49
101 눈꽃 휘날리는 날 2022.01.27 34
100 Napa valley 와인 즐기며 2022.01.31 47
99 딱따구리의 겨울양식 2022.02.01 46
98 포도 나무의 꿈 2022.02.02 33
97 봄이 온다고 하는데 2022.02.04 33
96 닮은 꼴 2022.02.06 34
95 만두 잔치 2022.02.07 37
94 눈 녹는 한나절 2022.02.07 35
93 질 경 이 2022.02.09 47
92 석이 버섯 2022.02.09 57
91 겨우살이 2022.02.11 35
첨부 (0)